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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7. TUE

WHAT HAPPENED IN HONEYMOON 한번뿐인 신혼여행, 한번뿐인 이야기

평생 두고두고 곱씹을 신혼여행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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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다 살아남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맘껏 먹고 마시고 즐기던 와중에 남편이 해산물을 먹고 그만 식중독에 걸렸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번지고 열이 나더니 위로 아래로 정신없이 쏟아내며 고통에 시달렸다. 호텔에서 불러준 의사가 준 약을 먹고 조금 살아나긴 했지만, 리조트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고 간병해야 했던 신혼여행. 지금이라도 다시 떠나고 싶다.

     

    #MONKEY ATTACK
    열대 과일의 천국 동남아! 룸에서 온종일 노닥거릴 생각으로 각종 과일을 잔뜩 사서 풀 빌라로 들어갔다. 바깥 어딘가에 과일을 두고 잠시 딴짓하다 돌아왔더니 열심히 과일을 까먹고 있는 원숭이 발견! 나와 눈이 마주친 그때 그 원숭이의 표정이 지금도 선하다.

     

    #신행 대신 봉사활동
    교회에서 만난 우리는 신혼여행 대신 봉사활동으로 가기로 했다. 다행히 시기가 잘 맞아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라오스로 봉사활동을 떠난 우리.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한국어 수업을 하기도 하고, 저녁에는 팀원들과 별빛 아래서 라오비어 잔을 나누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맞춰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다.

     

    #HALLOWEEN NIGHT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마침 핼러윈데이! 급하게 코스튬 스토어에서 의상을 장만하고 밤새도록 해변가와 시내를 걸으며 이국적인 축제에 몸을 흠뻑 적시고 호텔에 들어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코스튬 스토어에서 취향에 맞는 성인용 코스튬을 한 벌씩 더 샀다는 사실! 그날 밤이 어땠을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거다.

     

    #UNFORGETTABLE ROAD TRIP
    미국에서 결혼한 우리는 젊었을 때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신혼여행으로 서부 로드 트립을 떠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해 유타 애리조나 등 중서부를 거쳐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오는 긴 여정에서 생전 처음 오두막 같은 집에서 자보고 쏟아지는 별빛도 온몸으로 느꼈다. 당시엔 차만 타고 다녀서 당장이라도 차를 버리고 비행기로 도시에 가고 싶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둘이서 조그만 차 안에서 ‘꽁냥꽁냥’ 하던 때가 가끔 그립기도 하다.

     

    #자나깨나 도둑 조심
    하와이까지 왔으니 그 유명한 새우는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아침 일찌감치 새우 트럭에 간 우리. 명물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해 주차할 자리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근처 패스트푸드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열심히 새우를 뜯고 즐기고 돌아왔으나 우리를 맞아준 건 창문이 와장창 깨진 렌터카…. 그렇다. 말로만 듣던 도둑이 가방을 털어간 것. 가방에는 잡동사니 정도만 들어 있던 터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속은 상했지만 싼값에 공부했다 생각하고 그 후로 차 안에는 아무것도 두고 다니지 않는다.

     

    #BAG HUNTING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한 나는 제1과제를 H 브랜드의 ‘B’ 백을 손에 넣고 말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파리로 떠났다. 이때 아님 언제 사겠냐는 마음으로. 그러나 콧대 높은 ‘B’백은 만날 수 없었고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거금을 들여 다른 가방을 손에 넣었다! 이게 애물단지가 될 줄이야. 일정 내내 가방 상자를 신주단지 모시듯 들고 다니고, 숙소에 놓고 나와도 계속 신경 쓰여 예민한 시간을 보냈던 것. 남편한테 “이게 이럴 일이냐?”며 모진 수모를 겪어야 했지만 욕은 먹었어도 가방은 남았으니 됐다.

     

    #이마에 ‘레드썬’
    신혼여행을 떠나기 직전. 인사차 찾아간 친정에서 남편이 뜸을 뜨는 부항기를 발견했다. 펌프로 압착해서 살이 볼록 올라오게 만드는 그것! 처음 본 부항기를 이리저리 가지고 놀던 남편은 내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이마 한가운데 부항을 뜨고 ‘자기야 이거 봐!’ 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것이 엄청난 자국을 남긴다는 것을 모른 채…. 1초만에 떼긴 했지만 신혼여행 내내 이마 한가운데 피멍을 달고 다닌 남편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한 달간의 신혼여행
    신혼여행 겸 배낭여행으로 28일간 이탈리아 일주를 했다. 이왕 유럽까지 비행기 타고 날아간 김에 다른 나라도 가볼까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로마나 피렌체처럼 로맨틱한 기운이 가득한 도시도 있고 포지타노처럼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이탈리아 심층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약 한 달간의 여행이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짐만 들고 다녀야 했기에 배낭과 작은 캐리어만 가지고 떠난 여행. 도시 구석구석 사람 사는 냄새 나는 곳들을 둘러보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배낭여행 컨셉트이다 이동도 많고 이래저래 보니 고생도 많이 했지만, 다시 하기는 힘들 것 같아 더욱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